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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9.13 세월호 시대에 시인으로 산다는 것
  2. 2015.09.08 살림 탁발 4
  3. 2015.09.01 마을 그리고 마을사람
  4. 2015.08.29 Jam빵 점방
  5. 2015.05.11 만인불사

은유



'은유'는 '경계'에 피어 있는 '소통'의 '꽃'이었다.

오행이 조화로운 아궁이골 장흥에
강화도에서 인삼장사를 하며 살고 있다는 시인 함민복 선생님이 왔다.

2015 장흥교육희망연대와 예우문화재단이 함께 여는 인문학강좌

-세월호 시대 시인으로 산다는 것-
-지금 여기에서 리얼리스트로 산다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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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평야 / 함민복

김포평야에 아파트들이 잘 자라고 있다.//
논과 밭을 일군다는 일은/가능한 한 땅에 수평을 잡는 일/바다에서의 삶은 말 그대로 수평에서의 삶/수천 년 걸쳐 만들어진 농토에//수직의 아파트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농촌을 모방하는 도시의 문명/엘리베이터와 계단 통로, 그 수직의 골목//잊었는가 바벨탑/보라 한 건물을 쌓아 올린 언어의 벽돌/만리장성, 파리 크라상, 던킨 도너츠/차이코프스키, 노바다야끼....../기와불사 하듯 세계 도처에서 쌓아 올리고 있는/이진법 언어로 이룩된/컴퓨터 데스크塔/이제 농촌이 도시를 베끼리라/아파트 논이 생겨/엘리베이터 타고 고층 논을 오르내리게 되리라/바다가 층층이 나누어지리라/그렇게 수평이 수직을 모방하게 되는 날/온 세상은 거대한 하나의 塔이 되고 말리라//
김포평야 물 괸 논에 아파트 그림자 빼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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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샘 / 함민복

네 집에서 그 샘으로 가는 길은 한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새벽이면 물 길러 가는 인기척을 들을 수 있었지요. 서로 짠 일도 아닌데 새벽 제일 맑게 고인 물은 네 집이 돌아가며 길어 먹었지요. 순번이 된 집에서 물 길어 간 후에야 똬리 끈 입에 물고 삽짝 들어서서는 어머니나 물지게 진 아버지 모습을 볼 수 있었지요. 집안에 일이 있으면 그 순번이 자연스럽게 양보되기도 했었구요. 넉넉하지 못한 물로 사람들 마음을 넉넉하게 만들던 그 생가 미나리꽝에서는 미나리가 푸르고 앙금 내리는 감자는 잘도 썩어 구린내가 훅 풍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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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 함민복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달빛과 그림자의 경계로 서서/담장을 보았다/집 안과 밖의 경계인 담장에/화분이 있고/꽃이 전생과 내생 사이에 국화가 피었다/저 꽃은 왜 흙의 공중섬에 피어 있을까/해안가 철책에 초병의 귀로 매달린 돌처럼/도둑의 침입을 경보하기 위한 장치인가/내 것과 내 것 아님의 경계를 나눈 자가/행인들에게 시위하는 완곡한 깃발인가/집의 안과 밖이 꽃의 향기로 흠향하려/건배하는 순서인가/눈물이 메말라/달빛과 그림자의 경계로 서지 못하는 날/철책이 시들고/
나와 세계의 모든 경계가 무너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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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 함민복

물울타리를 둘렀다//울타리가 가장 낮다//울타리가 모두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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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기도 미안한 사월 / 함민복

배가 더 기울까봐 끝까지
솟아 오르는 쪽을 누르고 있으려
옷장에 매달려서도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믿으며
나 혼자를 버리고
다 같이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갈등을 물리쳤을, 공포를 견디었을
바보같이 착한 생명들아!
이학년들아!

그대들 앞에
이런 어처구니 없음을 가능케 한
우리 모두는....
우리들의 시간은, 우리들의 세월은
침묵도, 반성도 부끄러운
죄다

쏟아져 들어 오는 깜깜한 물을 밀어냈을
가녀린 손가락들
나는 괜찮다고 바깥 세상을 안심시켜 주던
가족들 목소리가 여운으로 남은
핸드폰을 다급히 품고
물 속에서 마지막으로 불러 보았을
공기방울 글씨

엄마,
아빠,
사랑해!

아, 이 공기, 숨 쉬기도 미안한 사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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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그 샘>에서 물을 길어 먹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다.
시는 그 '마을'에 있는 다른 것들의 경계를 찾아가 그 자리에서 같은 것을 찾고 소통하는 일이다.
시는 '경계의 자리[생각의 자리]'에서 피는 '은유의 꽃'이다.

詩는 운주사 석조불감[寺]에 안거 있는 쌍배불[言]이고,
詩는 운주사 천불천탑[千佛千塔]이다.
詩는 "바벨탑"이 된 언어의 벽돌이 아니고, "데스크塔"을 쌓은 이진법이 아니다.
詩는 절[寺-생각의 자리]에서 나오는 말[言]이고,
詩는 생각의 자리[寺]에서 나온 말로 쌓은 은유의 탑[塔]이다.

'0' 도와 '360' 도는 같은 자리라며
한 자리에 안거
움직이지 않은 채 움직이면서 심우[尋牛]와 입전수수[入廛垂手]를 하는
운주사 쌍배불
그래서
운주사 쌍배불이 안거 있는
딱딱한 돌을 깔고 세우고 덮어서 만든 불감[佛龕]은
'두께 없이 투명한 양면'이다.

詩는 생각의 자리에서 '생각의 도구[생각의 시대/살림/김용규]'를 쓰는 것이다.

'생각의 도구란 메타포라(은유), 아르케(원리), 로고스(문장), 아리스모스(수), 레토리케(수사)를 가리킨다.'
'생각의 도구들 중에서도 으뜸은 메타포라(은유)다. 원관념과 보조관념 사이의 유사성을 파악함으로써 생겨나는 은유는 사고와 언어의 근간이다.' (생각의 시대/살림/김용규)

수직으로 올리기 위해서 가까이에 있는 같은 것들을 모으거나
"언어의 벽돌" 같은 딱딱한 틀로 만들어서 쌓은 아파트나 바벨탑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아닐 수 있으면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은유의 詩를 쓰고
거리가 먼 다른 것에서 같은 것을 찾아 잇고 연결하는 은유의 詩로 塔을 쌓는 일이다.

그래서
시인 안도현은 <양철지붕에 대하여>에서
"그래, 우리 사이에는 은유가 필요한 것 아니야?"라고 말했나보다.

그렇게
詩는 평범한 같은 점에 공감하면서 내 자리를 확인하는 것이고,
詩는 특별한 다른 점에 감동해서 우리 자리를 지향하는 일이다.

온날 문화탁발행선의 만인불사는 '세월호 시대'를 경계로 삼아 '생각의 도구'인 '은유'로 詩를 써서 '소통의 꽃'을 피우는 시인을 만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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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곡인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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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 탁발


어제 한나절, '마실장'을 취재하러 장흥에 온 기자를 안내해서 관산 동백숲에 사는 비파네를 시작으로 읍내 시장통 짓다부엌까지 마실 취재를 하였다.

원앤식스에 들려서 페달 주려고 초코렛 몇 개 사는데, 기자도 생과일 주스 두 잔을 주문한다.
기자와 읍내에서 동백숲까지 안거에 안거 동행하면서, 그리고 숲길을 걸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를 읽어보라고 권했다.
(요새 도서출판 동아시아 대표 한성봉 선생님이 자주 등장한다.^^)
장흥 마실장이, 장흥 마실장에서 어울리는 장흥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그와 다르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비파 백일날 갔을 땐 화덕이 놓일 자리라는 설명만 들었는데 가서 보니 참말로 멋진 화덕이 그자리에 있었다.
한줌 남짓하는 잔가지 몇 개로 불을 지펴서 밥을 짓고, 요리를 하는 손바닥만한 아궁이다.
페달은 손님을 맞는다고 그 화덕에서 쿠키를 굽고 있었다.
자연스러워서 더 아름다운,
숲에서 사는 하얼과 페달은 자연과 마을과 사람과 어울려 살림을 하는 독립꾼이다.

국수를 삶아서 같이 점심을 먹자는 페달의 마음을 다음으로 미루고,
숲에서 나서려는데 페달이 손수 지은 차두에 쌀을 담아 준다.
쌀 시주다. 뜻밖에 탁발을 하게 된 것이다. 고맙게 받았다.
납작한 차두에 든 무거운 쌀, 세지 않아도 천백억 톨이다.
오이도 세 개 따서 준다. 오이 세 개 중 두 개는 이웃과 나눴다.
마실장을 시작한 '느림보' 김승남 선생님이 있는 '느림보 작업실'에 취재 갔을 때 한 개 드렸고,
취재하느라 늦은 점심 때 국수를 비벼준 지구별여행 쥔장 이은주 선생님께도 한 개 드렸다.

장흥마을신문 마실가자를 처음 만들고,
http://m.hani.co.kr/arti/society/area/626494.html
그 다음달에 창간 기념음악회를 하는 날 시작한 마실장.
마실장이 처음 열린 곳, 송산마을 '오래된 숲'에서 문충선 선생님을 만났고,
마실장의 주역이랄 수 있는 김승남 선생님을 만났다.
http://m.hani.co.kr/arti/society/area/626493.html
마실장 처음 선 날 모습이 새록새록 기억이 난다.
미처 생각을 못한 마실장지기 김혜련 선생님께 부랴부랴 연락을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기자가 따로 취재하기로 했다.

엄마의 살림을 잇고, 토요시장 한 복판에서 하던 아버지의 가게를 이어서 자기 살림을 짓고 있는 윤지아 셰프를 만난 기자는 짓다부엌에서 장흥 마실 취재를 마무리하였다.
지아 셰프도 손님을 맞는다고 들깻잎을 빻아서 만든 소스를 빵과 같이 내준다.
그러고보니 오늘 기자와 동행한 마실 취재는 동백숲 부엌에서 시작해서 시장통 짓다부엌에서 마쳤다.

"오늘 많이 배웠다"는 기자의 말이 반갑고 고마웠다.

기자가 가고 난 저녁, 지아 셰프 부모님과 저녁 공양을 했다.
리조또라는 음식을 처음 먹어봤다.
들깻잎 빻은 소스로 만든 파스타도...
그리고 함께 밤 늦도록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Staff meal은 언제든지 가능하니 편하게 오"라는 지아 셰프의 맘 씀이 고맙다.

온날 문화탁발행선의 만인불사는 마을도량에서 어울리는 이웃의 살림을 배우면서 내 삶을 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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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곡인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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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그제 저녁, 지구별여행이 왁자했다.
짓다부엌에서 저녁을 먹겠다고 읍내로 마실 나왔다가 허탕을 친 관산 동백숲에 사는 이웃들이다.
월요일에 쉬겠다던 짓다부엌이 일요일에 쉬겠다고 바꾼 걸 몰랐던 것이다.
(용산 1, 6장 중 토, 일요일이 겹칠 때 서는 용산 마실장에 가보려는 것이란다.)
지구별여행 쥔장 이은주 선생님도 짓다부엌 요리를 맛보고 맛있어서 화가 났다고 한다.
아쉬움을 달래고 셀렘을 예약했다.

어제 저녁, 짓다부엌이 풍성했다.
알고보니 윤지아 셰프 고등학교 선배라는 풀잎이 아빠 안경을 써봤다.
비파 엄마 페달도 지아 셰프와 동갑이란다.

아빠가 꾸리던 시장통 소금가게를 짓다부엌으로 바꾸는데 다섯 달 걸렸고, 부엌이 홀보다 조금 더 넓다는 것도 알게 됐다.
산, 들, 강, 바다에서 나는 식재료가 풍부한 장흥임에도 그에 걸맞는 마을음식이 없다는 게 안타까워서 시작한 로컬푸드레스토랑이 짓다부엌이란다.
마을부엌을 하려는 이유도 착하다.
그야말로 마을과 마음을 잇고 삶을 짓는 부엌이다.

장흥에서 살겠다고 관산 동백숲 아래 머물고 있는 장희숙 선생님네가 이러저러한 농사를 짓겠다고 하다가 우연찮게 동백기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식용이란 걸 처음 알았다.
그러고보니 주소를 '동백숲'이라고만 해도 편지가 전해지는 하얼네가 사는 데가 아시아 최대의 동백숲 원시림이란다.
도토리를 줍듯 동백씨를 주워서 기름을 짜면 좋겠다.
지아 셰프도 비싸서 그렇지 동백기름이 좋다고 한다.

한성봉 선생님이 대표하는 도서출판 동아시아에서 낸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를 마을서점 문화당에서 구해서 읽고 있는데,
에너지독립, 에너지자립, 에너지자치, 에너지순환으로 읽고 있다고, 직관적으로 거칠게 헤아린 내 생각을 말했다.
('에너지'를 '마을'로 바꾼다.)

마을에 있는 것을 살펴서 자원으로 쓰는 것.
마을에 사는 사람이 하는 일이다.
마을 사람이 마을을 쓰는 일이다.

삶을 지으려고 시장통에 심은 한 점 씨앗 같은 짓다부엌.
마을과 사람들이 드나드는 짓다부엌.
마을에서 짓고 거둔 것을 들여와 음식을 짓는 부엌, 그 부엌에서 나온 음식으로 삶을 짓는 사람들.
짓다부엌은 마을과 사람을 잇는 순환의 접점인 인터페이스 부엌이다.

'갈매기의 꿈'으로 꿈 너머 꿈을 짓고
'꽃들에게 희망을'주는 나비의 날개짓으로
'나무를 심은 사람'처럼 짓다부엌에서 짓는 마을음식이 어떤 숲을 이룰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마을이 젊어지고 있다.
마을을 젊은이가 잇고 있다.
풀잎이와 비파가 사는 마을이다.
오행이 조화로운 아궁이골 장흥이다.

온날 문화탁발행선의 만인불사는 마을에서 마을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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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곡인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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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빵 점방

카테고리 없음 2015. 8. 29. 17:15

Jam빵 점방



목요일 점심 때
오행이 조화로운 아궁이골 장흥, 어느 골목에서는 빵내가 난다.

잼 만들고 빵 만드는 점방, 마을빵집 'Jam빵'에서 만든 빵이 나오는 날이다.
일주일에 딱 하루, 목요일 오후 1시에 나온다.

점심을 배부르게 먹었더라도 이 점방에서 풍기는 빵 내를 맡으면 그냥 지나치기 힘들다.
자신 있다면 목요일 오후 1시에 이 점방 앞을 지나가보시라!

매주 목요일 아침
장흥공공도서관 입구 모퉁이에서는 빵 굽는 내가 난다.

'Jam빵' 쥔장 황정희 선생님이 느릿느릿 만든 우리밀 빵이다.

오늘 원앤식스에서 해찰하다가 조금 늦게 갔더니 몇 개 안 남았다.
다음 목요일엔 오후 1시에 맞춰 가서 갓 구운 빵 내를 담아야겠다.

온날 문화탁발행선의 만인불사는 목요일 오후에 마을빵집, 'Jam빵' 점방에서 빵을 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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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곡인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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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불사

카테고리 없음 2015. 5. 11. 18:06

만인불사

만인불사는
'내 팔 내 흔드는 일'이다.

문화탁발행선의 만인불사는
세상에서 세상으로 세상을 공부하는 일이다.

Posted by 곡인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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