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카테고리 없음 2015. 11. 6. 07:15

시계[時計-示界] 움직이지 않는 시계[틀] 안에서 움직이는 시계바늘[念]을 봤다. 움직이는 시간[念]을 움직이지 않는 사진[틀]에 담아 바라본다. 시계는 시간[念]을 보기위한 틀[구조, 말-글]이고, 시간[念]은 시계[틀]를 떠나(있)는 생각[지향]이다. 시계는 흐릿해도 지금은 선명하다. 멈춰진 시간은 흐르는 지금이었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처럼 여기는 또렷한데 저기는 모호하다. 천강월(千江月)처럼 흔적이 지향인 모든 흔적은 그렇다. 돌이켜보니, 時時示市人[念念告天]이다 선명하게 움직였던 거기의 지금은 지금 여기서 움직이지 않는 시계의 흔적으로 확연하다. 온날 문화탁발행선@Paris의 만인불사에서 바라본 시계는 시간[달-생각]을 보라고 가리키는 두께없이 투명한 양면의 손가락[나침반-바늘]이었다. _()_ .

Posted by 곡인무영
,

만남

카테고리 없음 2015. 9. 18. 10:10

만남


건축가 승효상 선생님을 만났다.
수행순례자의 집[Guest Temple], 만인불사 설계를 부탁하려고 마음에 품고 있는 분이다.

어려서부터 '집'에 관심이 많았다.
서울북공고 토목과를 다녔는데 토목과 건축이 다르다는 걸 그때 알았다.
치산치수[治山治水]로 사람이 사는 터를 다지는 토목과 그 터에서 사람이 사는 공간인 집을 만드는 건축.
문화불사를 서원하고 마을도량에서 문화탁발행선을 하는 것도 이 토목, 건축과 다르지 않다고 여기고 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사람이 살 수 있는 터를 다지는 일, 그 터에 집을 짓고 사는 일.

유형의 토목과 건축
무형의 관습과 습관

관습의 바탕에서 태어난 습관은 관습의 틀이 되고, 이 습관의 틀은 다시 관습의 바탕이 된다.
문화불사는 딛고 있는 바탕과 두르고 있는 틀을 살피는 일이다.

거칠게 한마디로 하자면 '생각[念]'을 하는 일이고, '생각[念]'을 쓰는 일이다.
고타마 붓다의 법을 잇는 혼속조사의 가르침 중 내가 수행의 지향으로 삼고 있는 것이 있다.
'생각'으로 '생각하는 생각'을 살펴서 '생각을 없애는 일'로 '생각을 쓰는 일'[念念告天]이다.

[念念告天]은 바탕과 틀을 보는 생각이고 바탕과 틀을 깨는 일이다.

그제 저녁,
쿤스트라운지에서 태중에 다섯달 된 오복이를 품고 있는 여왕벌을 만났다
여왕벌은 전남일보 기자인데 처음 인연한 계기가 다문화관련한 기사 때문이었다. 그 뒤로 한결 같이 인연하고 있다. 이 여왕벌이 어느새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품고 있다. 참 아름다운 여자사람이다. 그제도 여느 때처럼 만나서 일상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공부를 하다가 오랜만에 만난 쿤스트라운지 쥔장과 육아에 대한 이야기로 흐른다. 한국사회의 선명한 단면이다.
육아에 대해선 문외한인 나는 가만히 듣고 있다. 쿤스트라운지 쥔장 정유진 선생님은 다문화가정이다. 육아를 위해 아이를 대하는 부부의 규칙을 정했다는 말을 반갑게 배웠다. 아이에 대한 믿음과 육아에 대한 확신이 있다. 아이가 자기 삶의 주체로서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부모가 할 일을 분명하게 정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한번도 만난적이 없는데 아죽 낯익은 얼굴이 쿤스트라운지에 들어온다.
건축가 승효상 선생님이다.
일어나서 인사를 할까하다가 말았다.

셋이 한참을 더 이야기를 나누는데 승효상 선생님이 자리를 옮기느라 움직일 때 정유진 선생님이 알아보고 인사를 나눈다. 때를 놓치지 않고 나도 인사를 건냈다.

"꼭 한 번 찾아가서 만나보고 싶었"고
"만나면 부탁할 게 있다"고 하면서
"이따 명함을 받아가고 싶다"고
"사진도 찍자"고 하였다.
흔쾌히 그러자신다.

여왕벌과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나서면서
승효상 선생님과 사진을 찍고 명함을 받았다.
만인불사 설계를 해달라고 부탁하러 갈 일을 생각하니 설렌다.

밖으로 나와 헤어지는 인사를 할때, 여왕벌이 조심스럽게 접힌 봉투를 내민다.

영화 '선생 김봉두'를 보면서 마음이 담긴 촌지와 이끗을 노리는 뇌물의 차이를 구분했다.
보란듯이 테이블 위에 올려 놓는 빳빳한 하얀봉투와 슬그머니 주머니에 찔러 넣어주는 꼬깃꾸깃한 주름 속에 숨긴 마음이 그것이다.
받는 사람을 궁색하게 하면서 주는 것과
주는 마음이 아름다워 감사히 받는 것은
꼬깃꾸깃 접힌 주름이 있고 없고의 차이였다.

쿤스트라운지는 아시아문화전당 옆 소통의 오두막이 있는 곳에 있다.
소통의 오두막은 광주를 두르고 있는 10개의 어번폴리 중 하나이다. 승효상 선생님과 관련이 있는 곳이다.

소통의 오두막 옆 쿤스트라운지에서 승효상 선생님을 만난 게 우연이 아닌 것 같다.

만인불사는
만 人佛이 하는 일[事]이고
만 人佛이 머무는 집[舍]이다.
그래서 수행순례자의 집[Guest Temple]이라고 하는 것이다.
'만인불사'는 켜켜의 주름처럼 여러 뜻을 담아 겹치게 지은 이름이다.

온날 문화탁발행선의 만인불사는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_()_

.​

Posted by 곡인무영
,

Book積북적

카테고리 없음 2015. 9. 16. 10:29

Book積북적


책이 왔다.

<한시에 마음을 베이다>
<한자어 이야기>
<종교란 무엇인가>

어제 아침에 김병욱 선생님 전화를 받았다.
장흥우체국에서 우편물을 배달하는 일을 하는 분이다.
등기우편물이 있단다. 해름참에 우체국에 가서 받겠다고 했다.
문화탁발행선을 한답시고 법단을 비우고 다니는 줄 아는 김병욱 선생님은 우편물이 오면 미리 전화를 해서 내가 어디 있는지 확인하는것이다. 김병욱 선생님은 손바닥도량[SNS-카스] 도반이다.

"문화당입니다 주문하신 책 왔습니다 시간나시면 들리세요"
문화당 당주님이 보낸 문자메시지다.

지난 화요일에는 사월의책 대표 안희곤 선생님이 자랑한 '종교란 무엇인가'를 주문했고,
수요일에는 홍승직 선생님이 쓴 '한자어이야기'를 주문했고,
그리고 토요일에 '한시에 마음을 베이다'를 구해달라고 했다.
손바닥도량에서 인연한 분들과 관련한 책이다.

장흥청소년수련관 운영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느라 해름참에 장흥에 닿았다. 우체국으로 가는 길에 전화를 했더니 김병욱 선생님이 봉투하나를 들고 행길까지 나왔다. 싸인을 하고 등기우편물을 받았다. 짐작했던대로다.
김재욱 선생님이 보낸 책이다. <한시에 마음을 베이다> 과분하지만 고마운 인사말과 저자 싸인이 된 책이다.
김재욱 선생님이 책을 보내주시겠다고 주소를 물으실 때, 이미 문화당에 주문한 책은 다른분께 선물하기로하고 받겠다고했다.

"외줄타기 솜씨가 절묘하"고 "아슬아슬 균형을 잡"는 "맛깔스러운 이야기"가 있다고
"소곤소곤 말을"하신 송혁기 선생님의 추천사가 다른 세 분의 글보다 반갑다.

김재욱 선생님은 손바닥도량에서만 인연하고 아직 발바닥도량에서는 뵙지 못했다.
자판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채권을 가지고 있으니 이 가을에 만나면 좋겠다.

문화당에 책을 주문을 하면 보통 일주일은 기다려야 책을 받을 수 있다.
느리지만 답답하지 않다.
흑석동 살 때 다녔던 청맥서점에서도 그랬다. 교보문고에서 책을 고르고 청맥에 주문했다.
'보고싶은 책 그러나 구하기 어려운 책, 청맥에 주문하시면 다음날 받아볼 수 있습니다.'
청맥서점의 광고문구는 지금도 기억한다.
(청맥서점을 떠올리니 손바닥도량에서 다시만난 성백술 선생님이 생각난다. 성백술 선생님 그렇지요? ^^)

책 욕심이 많아서 당장 보지 않더라도 일단 쌓아둔다.

장흥청소년수련관 운영위원회를 마치고 70년 된 마을서점, 문화당으로 갔다.
책 세 권 받았다. 50,000원을 드렸는데 당주님이 주섬주섬 13,000원을 거슬러 준다.
뭔가 이상하다 싶었지만 뒤풀이 장소로 가느라 우선 받고 나섰다.
나중에 찬찬히 셈을 해보니... 평소보다 더 할인을 해 준 것이다.

누구라도 이 가을에 <한시에 마음을 베이>고 싶은 분은 말씀하시라.
70년 된 마을서점 문화당에 주문해서 산 <한신에 마음을 베이다>를 저자 싸인을 받아서 보내드리겠다.
이 핑계로 김재욱 선생님을 함 뵈어야겠다.

홍승직 선생님의 <한자어이야기>
젊은 사람들이 곁에 두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어휘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빠르게 넘기다가 눈에 띄는 쪽을 보니 으레 쓰던 말인데 '아 이런 뜻이 있었구나'하는 단어가 몇 개 있다.
예컨대, '즐비(하다)' 순 우리말인줄 알고 썼는데 알고보니 한자어였던 것이다.

사월의책 대표 안희곤 선생님은 세상사 무거운 주제도 가볍게 다루시던데 이번 책도 역시 그랬다.
<종교란 무엇인가>
책 제목만으로도 무겁다.
그런데 막상 책을 받아들고보니 아주 가볍다. 두꺼운 양장본으로 만들었는데도 그렇다.
안희곤 선생님, 책 무게를 정하는 것도 출판전략인가요?

가을이다.
만인불사에 책이 쌓인다. 인연이 쌓인다.

온날 문화탁발행선의 만인불사는 Book積북적한 인연을 잇고 쌓는 일이다.

_()_

ㆍ​

Posted by 곡인무영
,